오바마 새로운 트레이드 법에 서명. 미국 전자상거래 수입 면세한도 $800 상향의 의미

미국의 새로운 트레이드 법안에 오바마 대통령이 최종 서명함으로써 이제 미국의 개인 수입시 면세한도가 기존의 $200에서 $800로 대폭 상향됩니다.

새로운 법안으로 미국으로의 전자상거래를 통한 수출은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미국과의 경제적 관계가 밀접한 한국에 중요한 법안임에도 한국언론에서는 제대로 다루지 않고 있는데, 그 이유는 전자상거래에 대한 무지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이번 법안의 의미와 영향 그리고 한국의 전자상거래 수입한도에 대한 생각을 적어볼까 합니다.

1. 직접적인 영향

유럽 전자상거래기업들과 중국기업들이 큰 혜택을 입게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 이유는 아래와 같습니다.

유럽제품들은 상품가격이 높아(명품 등) 관세부과가 되는 경우가 중국이나 한국제품에 비해 많습니다.
이제 미국소비자들은 유럽의 명품사이트에서 물건을 살때 상대적으로 관세걱정을 덜 해도 될것 같습니다.
동시에, 고가의류 유통업체들은 상대적으로 미국에 물류기지를 둘 이유가 적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중국기업들의 경우 ECCF라고 하는 특송통관 보다는 Section 321을 통한 200불 이하 개인 수입방식으로 화물을 많이 보냅니다.
그 이유는 건당 통관비에서 규모의 경제가 있기 때문인데, 이 Section 321의 문제는 200불이 초과되는 화물은 통관 자체가 안된다는 점입니다.
(특송통관은 세금만 내면 500불짜리도 보낼 수 있지만 Section 321은 통관 자체가 불가합니다.)

한국기업들은 아직도 미국 시장을 제대로 공략하는 회사를 찾기 힘듭니다.
제조업체나 전문 B2C기업은 아직도 보기 힘들고, 대부분 개인사업자들이 아마존, 이베이 등을 통해서 판매를 하다보니 우편물에 의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아마존 판매자들도 대량 판매자들은 대부분 아마존FBA를 통한 판매를 하다보니, 이번 면세한도와 관련 큰 영향이 있다고 보기가 힘듭니다.

2. 미국이 왜 수입을 크게 늘릴 법안을 만들었는가?

겉으로만 보면, 미국 소비자들이 해외에서 직구시 세금을 적게 내고 이로 인한 소비증가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미국은 이번 법안을 통해서 상호주의에 따라 TPP국가들을 우선적으로 전자상거래 수입규제를 풀도록 하는 요구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국가간 전자상거래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제도 물류도 아닙니다.

바로 Threshold라고 하는 수입면세 한도입니다.

이 숫자에 따라 전세계 전자상거래 수출입 판도가 바뀌게 되는 것입니다.

왜 유럽으로의 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를 중국기업들이 장악하고 있을까요?
바로 유럽의 낮은 Threshold때문입니다.

22유로라는 금액이하로 판매할 상품은 중국제품들이 아니고서는 쉽지가 않기 때문에, 한국이나 일본기업들이 유럽으로의 B2C 사업을 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호주에서 백화점을 파산으로 몰고갈정도로 직구를 많이 하는 이유는 1000 호주 달러까지가 면세이기 때문입니다.

전세계에서 소매업체들의 경쟁력이 최강인 국가는 미국이기 때문에, 미국인들이 해외에서 직구하는 것보다, 미국 상품을 전세계에서 사려고 하는 수요가 당연히 큽니다.

미국은 먼저 문호를 개방하고 이러한 명분을 가지고, 상대국들에 요구를 할 것이 당연합니다.

3. 한국은 어떠한 영향이 있을까?

수출 측면에서는 위에서 언급한대로 아주 큰 효과는 없을것입니다. 한국 기업들은 B2C 수출 경쟁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한국 상품은 경쟁력이 있지만, 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를 할 역량이 부족하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수입 측면에서, 만약 한국에서의 현재 수입면세한도가 15만원에서 크게 인상될 경우(800불까지는 아니더라도) 파급효과는 아주 클 것입니다.

우선, 백화점, 마트 등을 장악하고 있는 대기업은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입니다.

지금도 백화점은 식품관으로 먹고산다고 할 정도로 명품 판매는 크게 줄었는데, 면세한도가 크게 높아진다면 이러한 흐름은 더 가속화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한국인들의 직구량이 늘어날 수록 미국 유통업체들이 한국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이기 때문에 직접 공략도 강화될 것입니다.
지금이야 아이허브 같은 회사 정도만 한국으로 직접 배송을 구축했지만,Target같은 회사가 한국으로 직배송을 구축한다면 핵폭탄급 파괴력이 있을 겁니다.

올리브영이나 왓슨스 같은데 가서 미국 제품들 가격을 보면 황당한데 그것이 가능한 이유는 ‘아직까지는’ 미국 대형 유통회사들이 한국시장을 직접 공략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모바일 커머스의 발달과 국제물류의 발달로 주문 부터 수령까지 시간은 계속 줄어들 것이며, 최근의 라스트 마일 배송시장의 경쟁을 보면,
평균 배송기간 2일이 국제간 거래에서도 2년 안에 일반화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이런 부분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고, 오토바이 배달 회사들과 협력한 국제물류서비스를 검토중에 있습니다.

4. 맺는 글

최근 중국은 행우세 면제 제도의 폐지와, 국가간 전자상거래 시범구의 확대등을 발표했습니다.
기자들은 이것이 한국에 부정적이라고 썼지만, 실제로는 더 좋아졌다고 생각합니다.

기존의 우편 밀수시장은 어차피 변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세금만 내면 통관이 규정대로 되는 환경이 전자상거래에는 긍정적이기 때문입니다.

전세계의 트레이드 흐름은 B2C이지 B2B2C가 아닙니다. (B2B는 더 말할 것도 없구요)
더 늦기 전에 한국에서도 초대형 B2C기업이 나와야 합니다.
이 기회를 놓칠경우에, 결국 중국회사들이 한국 상품을 전세계로 판매하는 구조로 가게될 것이기 때문입니다.